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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자의 길에 들어선 그대에게...   2011-11-25 (금)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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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자의 길에 들어선 그대에게... 정운



나무의 삶이란 결코 순탄한 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고목으로 자라는 데는 주위의 작은 나무들이 큰 나무 때문에 성장하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나무는 한곳에 머물러 있다 보니, 가지가 찢기고, 여름날의 폭풍과 비바람을 견뎌야 하며, 추운 겨울의 한파를 이겨내야 하고, 숱한 짐승들과 벌레들의 공격도 견뎌야 고목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상처가 풍성할수록 고목으로 우뚝 존재할 수 있고, 뭇 생명들의 안식처가 되는 것입니다.


숲속에서 더 이상 자리 보존하지 못하고 가옥의 목재로 활용되는 경우에도 나무는 사람들의 쉼터요, 안식처를 제공해 줍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날부터 사람들이 고목을 예찬하고, 영혼이나 신이 있다고 하면서 고목을 숭배하는 이유는 바로 무심함 속에서 수많은 고난을 받아들이고 견뎌낸 인욕의 처절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출가자의 길도 나무의 삶처럼 결코 순탄하지 않습니다. 한 나무가 고목으로 성장하는데 주위의 작은 나무나 풀이 자라지 못하고 사라진 것처럼, 그대가 출가를 선택함으로서 조부모님, 부모님, 형제들에게 가슴시린 아픔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들의 걱정과 아쉬움을 발판으로 그대가 지금 출가자의 길에 들어서 있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훗날 큰 스승이 되어 그들에게 현재의 아픔을 행복으로 되돌려 주기 바랍니다.


추위와 더위, 폭풍과 비바람의 매서움, 새들의 둥지 역할, 벌레들의 쪼임 등 숱한 고난을 이겨낸 고목처럼 출가자도 인욕이 선행되어야 승려로서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 그 인욕이란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난 고뇌는 물론이요, 현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도 직면해 지혜롭게 헤쳐 나감을 의미합니다.


그대가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출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살다보면 망망대해에 서 있는 것처럼 길을 잃을 때도 있을 테고,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절벽에 서 있는 막막함이나 불투명한 공허함도 찾아올 것입니다. 바로 이런 때 고목이 담담하게 모든 것을 수용하듯이 안으로 마음을 관조觀照해 추스르기 바랍니다. 중생에게 생명이 있다는 것은 고가 있기 마련이요, 삶 자체가 고의 연속입니다. 출가자의 길 또한 당연히 고가 놓여 있으며, 이 고를 헤치고 극복해 선열禪悅로 만드는 것이 출가자의 본분입니다.


덴마크 철학자 키르케고르 명언 중에 나를 위한 진리를 찾아내고, 내가 생사를 걸고 싶은 이념을 발견해 내는 것은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세속의 삶을 버리고 생사해탈을 위해 출가한 것만큼 이 세상에 멋진 인생살이는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도 6년 고행을 하셨고, 역대의 수많은 조사들과 선지식이 뼈를 깎는 고행이 있었기에 그분들이 열반의 경지에 든 것입니다. 근현대 중국 불교의 선지식인 허운스님(18401959)은 승려로서 100년을 사셨지만 평생을 행자의 삶처럼 수행하셨던 분입니다. 또 이전에 내가 권해서 읽었던 티벳의 밀라레빠(10521135)를 기억하시나요? 밀라레빠는 출가해서 오롯이 고행으로 일관하셨던 분입니다. 앞으로 그대가 구족계를 받기 전까지, 아니 승려의 길에 있어 허운스님이나 밀라레빠의 구도심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대가 어디에 처해 행자 생활을 하고, 또 앞으로 어느 곳에서 수행하더라도 부처님과 역대 조사들이 그대의 길에 등불이 되어 줄 것입니다. 더불어 앞으로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간에 그대를 신뢰하고 믿어주는 지지자가 있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설령 모든 이들이 그대를 비난하고 힐난할지라도 100% 그대 편에 서 있는 스승이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승려들의 삶은 수행이 기본이지만 살아가는 방법에는 여러 길이 있습니다. 그대가 참선하기 위해 선방을 가든, 학문의 길을 걷든, 포교를 하든, 예술가의 길을 지향하든 어떤 길을 선택해 가든 간에 내 마음의 문은 언제나 그대를 향해 열려 있을 것입니다.


신경숙 소설 속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이름의 주인이 어떻게 사느냐에 그 이름의 느낌이 생기는 게다. 사람들이 네 이름을 부를 때면 은혜로운 마음이 일어나도록 아름답게 살라훗날 사람들이 그대 이름을 부를 때, 환희심이 묻어나는 큰스님이 되어야 합니다.


고목이 의도한 삶이건 아니했든 간에 뭇 생명들의 안식처가 되듯이 뭇 중생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인천人天의 스승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 가을은 출가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현재 전국에 출가한 행자님들께 이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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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11-12-12 01:03
 
너무나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초발심 11-12-19 11:59
 
글을 읽는 내내 눈물이 고이고 가슴이 메어옵니다!
부디...부디...출가자의 길에 들어서면서...
얼마가 될 지 모르는 남아 있는 이번 생은 그러한 삶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이렇게 좋은 글을 남겨 주셔서 두손모아 감사드립니다.
책상앞에 두고 흐트러질 때 마다 수시로 보면서 이 마음 오롯이
잘 가져 가도록 하겠습니다.
성불하십시오_()_
서동환 11-12-22 05:49
 
내년 대학교1년 다닌뒤 출가하려는 예비대학생입니다. ㅎㅎ 좋은글 고맙습니다.
부디 고행을 이기고 훌륭한 스님이 되겠습니다. ㅎ
도광 12-03-05 10:59
 
조카 정현이가 출가하려함니다...앞으로 모든고행을이기고
존경받는 큰스님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피안의세계

무착심 12-06-19 01:47
 
이름없는  나에영혼을 일깨워주신것같읍니다  환값진값 지난
나이에  보살계를 받은  새내기 불자의 눈에  하염없는  눈물이 흐르는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출가라는 말만들어도  가슴이미어지는것같읍니다
일찍출가하셔서  정진수도하여  큰스님이 되시옵소서
김영래 12-06-22 06:10
 
딸 별명이 (생각)입니다. 앞으로 출가 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중2입니다.
지금 가족 모두 공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모든 분들 정진하시어 큰스님 되세요. 감사합니다. 합장

반복은 나의 힘 
나의 멘토, 울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