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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없는 성자 水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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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1-11-11 10:13 조회14,199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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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들에게 짚신을 삼아주고 주먹밥을 해 주며 무주상보시를 베풀었던‘북녘의 상현달’수월스님, 아이같은 천진불로 유명했던‘남녘의 하현달’혜월스님, 그리고 호방한 선풍을 진작시킨 풍류객‘중천의 보름달’만공스님은‘경허의 세 달(月)’로 불릴 정도로 경허의 제자들 가운데 특히 뛰어난 제자들입니다. 이중에서도 특히 까막눈 선사, 불목하니 선사, 그림자 없는 선사, 숨은 도인 등으로 불리워지는 북녘의 상현 달 수월스님은 가장 닮고 싶은 선지식입니다.

수월스님은 어려서 부모를 잃은 뒤 남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면서 자랐습니다. 그는 성품이 단순하고 맑았으며,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자기 몸처럼 여겨 비록 모기나 빈대 같은 벌레라도 함부로 괴롭히거나 죽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탁발승이 전해준 수행 이야기를 듣고 깊이 감명 받은 수월스님은 1883년 늦가을, 나이 서른이 다되어 출가하여 경허鏡虛선사의 친형인 태허太虛성원性圓스님의 제자가 되었지만 배우지 못한데다 머리까지 둔하여 불경도 제대로 익히지 못하여 땔나무를 해다 밥을 짓는 부목 공양주 소임만 3년간살았습니다. 시절인연이 도래했던 것일까?

그렇게 아둔하다고 소문난 스님에게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인 마지를 지어 법당에 가니 부전스님이 천수대비주를 송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순간, 442자의 난해한 글자가 모두 귀에 들어와 버렸습니다. 이때부터 나무를 하면서도 밥을 지으면서도 항상 천수대비주를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원스님이 불공을 드리며 마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시간에 꼬박꼬박 오던 마지는 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고 밥 타는 냄새만 도량에 진동하였습니다.

이상하게 여겨 부랴부랴 부엌으로 달려간 성원스님은 뜻밖의 광경을 목격하였습니다. 아궁이의 솥이 벌겋게 달아 곧 불이 날 지경이었는데도 수월스님은 그야말로 무아지경 속에서 대비주를 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때부터 수월스님은 밤낮으로 대비주 삼매에 들었고 마침내 이레째 되는 밤, 몸에서 불기둥이 뿜어져나오며 대방광放光을 하였습니다. 마침내 천수삼매를 증득하여 무명을 깨뜨리고 깨달음을 얻은 수월스님은 한번 보거나 들은 것은 결코 잊어버리지 않는 불망념지不妄念智를 얻었고, 잠이 없어져 버렸으며, 아픈 사람 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이후 수월스님은 보임공부를 위해 천장암을 떠나 금강산 유점사에서 신분을 숨긴 채 여전히 땔나무를하며 수행에만 전념했습니다. 1892년경 금강산 마하연사를 찾은 수월스님은 그의 얼굴을 알고 있던 스님들에 의해 선방의 조실祖室로 모셔졌지만, 여전히 낮에는 산에 들어가 나무하고, 밤에는 절구통처럼 앉아서 온밤을 밝히고 스스로의 정진에 몰두하며 말없는 가르침을 내렸을 뿐이었습니다. 이후로도 여러 차례 방광이 일어나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자, 수월스님은 이적에만 마음을 빼앗기는 세태를 염려하여 지리산을 떠나 숨어살면서 보임공부에 열중했습니다.

1912년 경허선사가 열반에 들자 두만강을 넘어 간도間島로 들어갔습니다. 수월스님은 백두산 기슭에 있는 도문시 회막동에서 일반인의 모습으로 3년 동안 소먹이 일꾼 노릇을 하며 자기가 받는 품삯으로 밤을 새워 짚신을 삼고, 낮에는 소치는 짬짬이 틈을 내어 큰 솥에 밥
을 지어 주먹밥을 만들었습니다. 일제의 탄압을 피해 고향을 떠나 간도로 건너오는 동포들을 위해 길가 바위 위에 주먹밥을 쌓아 놓고 나뭇가지에 짚신을 매달아 놓았습니다. 이렇듯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리지 않는 무주상보시를 베풀며 보살행을 묵묵히 실천하였습니다. 여생을 화엄사에서 머무는 동안 그를 만나려고 먼 길을 찾아오는 조선 스님들의 발길이 끊일 날이 없었습니다. 금오, 효봉, 청담 등이 수월스님을 찾아와 몇 달 혹은 1년 동안 함께 지내면서‘말없는 가르침’을 배워갔습니다.

1928년 하안거를 마친 다음날인 음력 7월 16일 수월스님은 송림산 절 뒤편에 흐르는 개울물에 깨끗이 몸을 씻고 단정히 결가부좌한 채 원적圓寂에 들었습니다. 그 후 7일 동안 밤마다 송림산에 불기둥이 치솟는 대방광이 일어났고, 산짐승과 날짐승이 떼를 지어 울었다고 합니다.

평생을 나무하고 밥 짓고 짚신을 삼는 등 일상의 노동을 철저한 수행의 방편으로 삼아 끊임없이 정진하며, 때때로 나툰 방광불사放光佛事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국불교사의 전설적인 대선지식, 수월스님은 이 땅의 한 많은 백성들을 위해 손수 주먹밥을 만들어 주고 짚신을 삼아주는 등 무주상보시를 한량없이 베풀었던‘자비의 관세음보살’이며, 이름대로‘물속의 달’처럼 흔적없이 살다간 숨은 성자였습니다.


도를 닦는다는 것이 무엇인고! 허니,
마음을 모으는 거여, 별거 아녀.
이리 모으나 저리 모으나 무얼해서든지 마음만 모으면 되는 겨.
하늘천, 따지를 하든지, 하나둘을 세든지,
주문을 외든지 워쩌튼 마음만 모으면 그만인 겨.

나는 순전히‘천수대비주’로 통달한 사람이여.
꼭 ‘천주대비주’가 아니더라도 ‘옴 마니 반메 훔’을 혀서라도 마음 모으기를,
워쩌깨나 아무리 생각을 안 하려고 혀도 생각을 안 할 수 없을 맨큼 혀야 되는 겨.


네, 꼭~ 명심하고 명심하겠습니다,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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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초사야림님의 댓글

초사야림

아!~수월스님!!
오랜만에 뵈니 옛 생각이 난다.
스님,고맙습니다..()

초사야림님의 댓글

초사야림

"그림자 없는 나무를 불 가운데 옮겨 심고..."
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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